아침에 알람소리에 맞춰 눈을 떠보니
밝은 햇살이 들어와야할 창문에
어두컴컴한 이 분위기는 침대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나에게
핑계거리를 주고 있다.
빗소리가 들린다.
창문을 때리는 '후두둑' 소리가.
싸늘한 공기가 느껴지지만 아침밥을 차려야 한다.
아침을 잘 즐기지 않는 가족들이지만,
뭐라도 챙겨 먹어야 마음이 편하다.
계란후라이, 된장찌개, 무말랭이, 김으로 간단하게 차렸다.
그것도 먹기 힘들어하는 잠에서 덜깬 큰 아들.
결국 밥 반공기만 먹고 학교 갔다.
작은 아이는 일어나자마자 바나나 챙겨먹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.
선생님과 만나는 9시에 맞춰 화상수업 준비를 한다.
아빠는 비오는 날이라 과수원에 가지 않고 뒤늦게 나와 된장찌개에 밥 말아먹는다.
비오는 날 아침의 풍경이다.
봄비.
축축하지만 나에겐 상쾌하고 촉촉한 봄비다.
이 비가 내리고 개나리꽃이 필까? 뒷산에 분홍색 진달래꽃이 폈을까?
산새가 지저귄다. '삐~~~이~~삐~이~이'
창문 바로 앞 작은 나뭇가지에 앉아 동료를 부르는지 제법 힘차다.
봄비가 내리는 아침의 풍경.
행복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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